Lee Kyu 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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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pophänie
  2. Green Tiger
  3. Pink+White (Fan MV)
  4. Cheonu, Jium
  5. Ginger Group
  6. CF,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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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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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phänie (2024)





Credit




러닝타임 : 12분

기획 ㅣ 이규현 100%
각본 ㅣ 이규현 100%
연출 ㅣ 이규현 100%
콘티 ㅣ 박다영
촬영 ㅣ 이시은
조명 ㅣ 이시은, 이규현 40%

미술 ㅣ 이규현 80%, 박다영
편집 ㅣ 이규현 100%
DI ㅣ 이규현 100%
효과 ㅣ 이규현 100%
그래픽 디자인 ㅣ 이규현 100%

음향디자인 ㅣ 이규현 100%
출연 ㅣ 남가설
조연출 ㅣ 정지윤
동시녹음 ㅣ 조두연
의상 ㅣ 이규현 100%



- 아포페니아 (Apophänie)

서로 무관한 현상들 사이에 의미, 규칙, 연관성을 찾아내서 믿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포페니아는 주변 현상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인간 사고의 특징이기도 하다. 또한 모호하고 흐릿한 자극을 명백하고 뚜렷하게 지각하는 ‘파레이돌리아(Pareidolia)’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나무껍질에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보거나, 멕시코의 대표적인 빵인 토티야의 불에 탄 얼룩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찾는 것 등이 파레이돌리아의 예이다.

파레이돌리아가 주로 시각적인 자극의 착각을 지칭한다면, 아포페니아는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서 서로 연관성 없는 현상들에서 의미를 부여해 믿는 행위이다.

1990년대 초 서태지와 아이들이 발표한 가요 〈교실이데아〉를 거꾸로 들으면 악마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적이 있었다. 이는 청각자극에 의한 아포페니아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오후에 무심코 시계를 봤을 때 4시 44분이었는데, 다음 날 오후에도 시계를 봤을 때 4시 44분이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소한 동시성에서 질서를 찾아내고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또한 유명인사들 여러 명과 생일이 같을 때, 간밤에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꿈을 꾸었는데 지구 반대편에서 쓰나미가 일어났다는 아침뉴스를 보았을 때도 우리의 의식은 의미를 찾으려 움직인다. 즉 우연에 가치를 부여하려는 것이다.

- 무죄한 인간의 고통

‘왜 죄 없는 사람이 고통받는가? 그러므로 신은 없거나, 있어도 무능하다.’

예나 지금이나 이와 같은 의문과 울분 속에서 자주 무너져내리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왜 죄 없는 학생들이 바닷속으로 가라앉아야 하고, 왜 갓 태어난 아이들이 살균제를 들이마시며 죽어가야 하는가.

인간은 별안간 닥친 불행, 그 자체로 인해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사실 그 불행의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다. 자신의 불행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견디느니, 차라리 어떻게든 의미를 찾으려 헤매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내 아이가 어처구니없는 확률(우연)의 결과로 죽었다는 사실이 초래하는 숨막히는 허무를 감당하기보다는, 차라리 이 모든 일에 내가 이해 할 수 없는 신은 오히려 그 때 비로소 탄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거대한 섭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편이 살아 있는 자를 겨우 숨쉬게 할 수 있다면?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력히 입증하는 증거 앞에서 오히려 신이 발명되고 마는 역설. 

가장 끔찍한 고통을 겪은 인간이 오히려 신 앞에 무릎을 꿇기를 선택하는 아이러니.